본인 소개와 함께 이건희인두화창작소를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가 충청남도가 고향이지만 형제들이 수원에 살고 직장도 수원이다 보니 수원이 반 고향처럼 느껴졌습니다. 전공은 사회복지였지만 어릴 때부터 미술에 재능이 있어 예술 관련 일을 주로 해왔고요.
행궁동에서 창작소를 연 건 2015년입니다. 창업 전에는 벽화나 윈도우페인팅, 이미지 입간판 같은 주문 제작과 pop글씨 교육 등을 했어요. 그러다 우연히 매체에서 갈색 톤의 그림을 보고 매료됐는데 그게 바로 인두화였어요.
불로 그림을 그리는 그 표현 방식이 너무 매력적이었고, 수원화성의 건축물과 인두화법이 너무 잘 어울릴 것 같아 행궁동에 자리를 잡게 됐습니다.
대표님께서 생각하시는 인두화만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인두화는 뜨거운 인두로 나무나 가죽, 종이에 그림이나 글씨를 새기는 전통 예술입니다. 한 번 새겨지면 수정이 어렵기 때문에 선 하나 점 하나가 정말 신중해야 하고, 불의 온도와 손의 압력으로 진한 색과 밝은 색을 조절하는 고도의 집중과 섬세함이 필요해요.
저는 반려동물 초상화, 감사패 같은 주문제작을 하면서도 그 사연을 들으면 이미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곤 합니다. 수원화성의 단단한 성벽이나 나뭇결의 흐름, 불의 온도 변화 같은 자연의 리듬이 저에게는 큰 영감의 원천이에요.
공방을 운영하시면서 가장 큰 영향을 준 존재가 있다면 누구인가요?
특별한 스승이 있기보다는 저를 찾아오시는 수강생들과 고객분들이 제게 가장 큰 스승이자 동반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분들의 눈빛이나 감사의 한마디, 그리고 오랜 시간 함께한 문하생들의 그림에 담긴 이야기가 저에게는 기록이자 역사입니다. 그런 경험들이 지금도 이 일을 계속하게 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행궁동을 선택한 이유와 대표님께 행궁동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수원화성이라는 세계유산이 우리 전통의 정수를 보여주는 공간이고, 인두화라는 전통 예술을 담아내기에 딱 맞는 표현 방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행궁동은 예술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거리이고, 사람들이 예술을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는 곳이에요. 그래서 ‘전통’과 ‘현대’, ‘예술’과 ‘사람’을 잇는 장소로 행궁동만 한 곳이 없다고 느꼈습니다.
저에게 행궁동은 단순한 작업실의 위치가 아니라 인두화를 처음 알리고 사람들과 소통하며 성장해 온 살아있는 예술 공간이에요.
이건희인두화창작소만의 차별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수원화성을 중심으로 한 역사적 배경을 인두화로 재해석하며, 관광지와 문화유산이 작품 안에 살아 있도록 표현합니다.
고객의 반려동물이나 가족을 향한 애틋한 이야기, 감사의 마음을 담아 맞춤 제작을 하고 기계가 아닌 손으로, 불로, 마음으로 만든 세상에 하나뿐인 작품을 제공합니다.
또 체험을 통해 작가로 성장할 수 있는 교육 구조를 갖춘 공방으로 단발성 체험이 아닌 지속적인 창작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저희의 차별점입니다.
행궁동 내에서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지역활성화를 위해 기여한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2014년에 행궁동 레지던시 6기 입주 작가로 선정된 후 행궁동 작가단 회장으로 활동하며 공방과 거리 예술 활성화에 앞장섰습니다.
수원시와 문화재단이 진행한 행궁동 관광 브랜딩 개발사업에 참여해 골목상권 활성화에도 기여했고, 한국문화예술명인회로부터 명인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수원시로부터는 관광 육성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표창장을 받았어요.
앞으로의 목표와 계획은 무엇인가요?
인두화의 아름다움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체험과 교육을 통해 누구나 창작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올해의 목표입니다.
또한 행궁동 안팎의 예술가들과 협업하고 지역 브랜드와의 연계를 통해 지속 가능한 문화 생태계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어요. 나아가 전시와 공모전을 확대해 수강생들이 취미를 넘어 작가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한 목표입니다.
최종적으로는 전통 인두화의 대중화를 이루고 저희 창작소만의 특별한 굿즈와 체험, 교육을 통해 예술 성장 기반을 마련하며 지역과 결합된 예술 플랫폼을 구축해나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