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소개와 진미통닭에서 일하게 된 계기를 들려주세요.
저는 2013년부터 부모님이 운영하시던 진미통닭에서 함께 일하고 있는 박민정입니다. 원래는 춤을 전공했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춤을 배우다가 대학도 예체능 계열로 갔는데 입학하자마자 너무 잘하는 친구들이 많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렇게 고민하다가 부모님이 하시던 이 가게로 들어오게 됐습니다. 사실 부모님께는 졸업하자마자 "나 3월 1일부터 여기서 일할 거야"라고 먼저 말씀드렸어요. 부모님은 당연히 반대하셨죠. 나이가 너무 어리고 외식업이 힘든 걸 아시니까 말리셨는데 제가 밀어붙였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어렸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선택이었던 것 같은데 지금도 참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처음 매장에서 일하기 시작했을 때는 어떤 경험이 있었나요?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들어왔어요. 알바 경험도 없었고 어쩌다 가게에 와도 그냥 놀러 오는 정도였어요. 원래 낯을 많이 가려서 처음에는 손님에게 인사하는 것도 너무 어색했고요.
부모님은 저를 딸이라고 특별히 봐주지 않으셨어요. 무조건 밑바닥부터 배우라고 하셔서 카운터, 홀, 포장, 닭 튀기는 것까지 다 했어요. 사실 너무 힘들었어요. 엄마랑 같이 일하면서 부딪히기도 많이 했습니다. 둘이 너무 안 맞는 부분이 많아서 싸우고, 나가버린 적도 많았어요.
그래도 계속할 수 있었던 건 어릴 때부터 이 동네에서 자라서 단골손님들이 저를 잘 대해 주시고 응원해 주셨기 때문이에요. 또 부모님이 그렇게 고생하시는 걸 보고 자라와서 내가 잘해서 부모님 좀 편하게 해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컸습니다.
통닭이라는 이름을 계속 고수하는 이유가 있으신가요?
저희는 통닭이라는 단어를 참 자연스럽게 쓰게 됐어요. 아버지가 늘 이야기하시는 게 월급날 사 오시던 노란 봉투의 통닭이에요. 그런 추억이 담겨 있어서인지, 저도 그냥 통닭이 우리 브랜드와 맞다고 생각해요.
예전에 극한직업 영화가 히트하면서 왕갈비통닭이 유행했을 때도 저희는 쉽게 따라 하지 않았습니다. 갑자기 많은 업체에서 시판 소스를 들고 와서 권하기도 했는데 맛이 마음에 안 들었어요. 저희는 뭘 하더라도 제대로 하지 않으면 하지 말자라는 생각이 있어서, 오히려 전통적인 방식을 더 고집하며 여기에 집중했습니다.
진미통닭의 차별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우선 저희는 일단 생닭만 씁니다. 냉동이나 염지를 하지 않고 신선한 닭을 그대로 튀겨요. 반죽은 밀가루만으로 하고, 반죽물 자체에 들어가는 간으로 맛을 내요. 이게 저희 집의 차별화된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모든 직원분들이 오랜 기간 일하면서 이 반죽과 튀김의 노하우를 몸에 익히셨어요. 타이머나 온도계 없이도 일정한 맛을 낼 수 있는 게 저희만의 강점입니다.
사장 직함을 갖고 나서 달라진 점이 있으신가요?
2016년에 매장을 이전하면서 사장이라는 직함을 받았어요. 사실 사장이 된 이후에 더 힘들어졌습니다. 위에서는 부모님의 압박과 기대가 있고 밑에서는 직원분들의 신뢰를 받아야 하고, 중간에서 샌드위치가 된 기분이었죠.
그래도 저는 부모님이 정말 성실하게 이 매장을 지켜오신 걸 너무 잘 알아서, 내가 잘못하면 부모님 얼굴에 먹칠한다는 걸 알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직원분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가치가 있다면요?
가장 중요한 건 친절이에요. 결국엔 저희가 하는 일이 서비스직이니까요. 그리고 맛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거예요. 저희는 타이머나 온도계 같은 장비 없이 손의 감각으로 튀기는데, 직원분들이 다들 5년 이상, 10년 넘게 일하셔서 노하우가 쌓였어요. 그 감각으로 일정한 맛을 내는 게 중요합니다. 제가 직원분들에게도 항상 강조해요.
진미통닭이 행궁동 안에서 가지는 의미나 행궁동에서 장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사실 행궁동이라는 이름이 생기기 전부터 저희는 여기에 있었습니다. 지금은 행궁동이 정말 유명해지고 관광객도 정말 많아졌어요. 주말은 정말 바글바글해요. 평일은 한산하지만 그래도 이 동네만의 매력이 있어요. 산책로도 좋고, 러닝코스도 있어서 운동하다 들르는 분들도 계세요. 행궁동이 저희에게는 함께 커가야 할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행궁동 상인회 활동이나 지역 프로젝트 이야기도 들려주세요.
사실 저는 예전에는 밖으로 나서는 걸 잘 안 했어요. 아빠가 계시니까 제가 굳이 나가지 않아도 되겠지 했는데, 작년부터는 행궁 문화거리 상인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어요. 부회장도 맡고 있고요. 수원 통닭거리 축제를 함께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9월에 열릴 예정인데 제가 출산을 앞두고 있어 일정을 좀 당겨서 준비하고 있어요. 플리마켓, 버스킹, 체험 부스 등 행궁동의 상인분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준비 중입니다.
또 행궁동 바르게살기운동위원회에도 가입되어 있고, 사단법인 행궁동 이사로도 활동하며 지역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경희대 학생분들과 매장 브랜딩을 개선하는 협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올해는 출산이 제일 큰 일입니다. 그 외에는 야구장 매장도 잘 운영해야 하고 축제도 잘 마무리해야 해요.
앞으로는 체인 사업도 생각하고 있어요. 아직은 메뉴 개발이나 운영 방식에서 준비할 게 많지만, 저희 가족이 다 잘 살려면 진미통닭이 잘돼야 한다는 마음이 큽니다. 나중에는 세계적으로도 한번 이름을 알려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