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은기 대표, 호남순대

 

대표님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수원에서 백년가게, 경기 노포로 지정된 호남순대와 순대지존을 운영 중인 민은기라고 합니다.

고향은 전라도 해남인데요. 부모님이 농사 지으시다가 수원으로 올라오시면서 저희도 같이 오게 됐죠.

 
부모님께서 시작하신 가게를 물려받으신 거군요.
맞아요. 부모님이 80년대 초반에 시골에서 올라오셔서 지인의 권유로 조그만 시장 가게를 얻으셨죠. 그때는 방 하나 정도 크기에 대여섯 명 앉을 수 있는 자리였어요. 손님이 배고프면 더 주라고 하시던 분이셨고, 손님들이 밥도 알아서 떠먹고 설거지도 해주시던 그런 가족 같은 분위기였어요.

 

 

대표님은 언제부터 합류하신 건가요?

처음에는 가업을 이을 생각이 전혀 없었어요. 너무 힘든 일이니까 부모님께서도 바라지 않으셨고요. 그런데 아버지 몸이 안 좋아지시면서 병원에 누워계시고, 어머니 혼자 남게 되니까 제가 도와드리러 내려왔는데, 한 달 휴직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더라고요. 결국 눌러앉게 됐죠.

그 시점이 2003년인데요. 원래는 컴퓨터 영업·마케팅 쪽에서 일했어요. 서울에서 전국 상대로 영업도 하고 클레임 처리도 많이 했는데, 그 경험이 지금 장사할 때 손님 상대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죠.

 
호남순대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사실 순댓국 맛은 대부분 다 보편화됐어요. 특별할 것 없을 수 있지만, 우리는 부모님이 만들어 오신 정직한 맛을 이어가고 있어요. 그리고 요즘 세대 입맛에 맞는 메뉴도 고민하며 하나씩 만들어가고 있어요.

돼지뼈를 10시간 이상 우려내서 뽀얗고 깔끔한 국물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걸 지금까지 그대로 지켜오고 있어요. 또 어머니께서 손님 한 분 한 분에게 정말 정성스럽게 대하셨던 방식을 유지하고 있고요.

 


2017년 2호점인 순대지존을 오픈하셨죠.
호남순대는 고향 이름을 담아 지역성을 강조한 이름이에요. 그런데 지역색이 너무 강하다 보니 조금 더 넓게 가보고자 이름을 공모했는데, 지존이 가장 많이 나와서 2호점 이름을 순대지존으로 지었어요.

 
손님들과의 에피소드 중 기억에 남는 게 있을까요?
많죠. 제 또래부터 손주까지 오는 집도 있어요. 특히 한 할아버지가 자기 아들 칠순잔치도 안 가시고 우리 가게로 오셨어요. “오늘이 아들 칠순인데, 내가 가면 주인공이 나 될까 봐 여기 왔다” 하시더라고요. 아들 가족들이 모시러 와서 같이 가시던 모습이 참 기억에 남아요.

  


함께 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부분이 있다면?
위생이에요. 여기는 오픈주방이라 손님들이 다 보세요. 위생은 내 가게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고 서로가 조심해야 해요. 그리고 한 번 인연 맺은 직원들은 가족처럼 오래 가요. 호남순대 쪽은 20년 넘은 직원들도 있어요.

 
지역사회 활동도 많이 하신다고 들었어요.
네. 의용소방대 활동 20년 넘게 하고 있고, 시장에서 불도 직접 세 번 정도 껐어요. 도지사 표창장도 받았어요. 또 소년소녀가장 후원, 유니세프 등 나눔도 하고 있어요.

또 지동시장 상인회 이사이자 순대타운 부회장으로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예전에는 통닭거리랑 협업해서 쿠폰을 제공해 드리는 협업도 했었는데요. 순대타운뿐 아니라 통닭거리, 행궁동 등 서로 상호 방문을 유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이벤트를 구상하고 있어요.

 

 
행궁동은 대표님께 어떤 의미인가요?
한 마디로 놀이터예요. 어렸을 때는 경찰서, 병원, 우체국 다 있어서 쉽게 갈 수 있는 곳이었고, 지금도 편하게 갈 수 있는 그런 장소예요.

예전엔 어둡고 캄캄했는데, 지금은 젊은 세대가 찾는 핫한 거리로 바뀌었어요. 살아있는 거리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요?
거창한 건 없어요. 호남순대와 순대지존이 안정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고, 내 가게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그거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