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대표님 몽식에 대한 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처음엔 강아지를 키우면서 직접 뭔가 해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그래서 처음엔 강아지 용품이 중심이었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브랜드 캐릭터를 만들기 시작했고, 이제는 반려동물 용품에만 국한되지 않고, 디자인 제품 전반으로 확장해보고 있어요. 엽서라든지 굿즈 같은 것들도 직접 그리고 만들고 있고요.
‘몽식’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처음 브랜드를 함께 시작했던 친구와 각자 키우던 반려동물 이름을 조합해서 만들었어요. 매장을 오픈하면서 브랜드명을 바꿀까 고민도 했지만, 이미 이 이름으로 여러 작업을 해왔고 기억해주시는 분들도 있어서 그대로 가져가기로 했어요. 지금은 브랜드 캐릭터를 만들면서, 고양이와 강아지 캐릭터에게 각각 ‘몽구’와 ‘빵시기’라는 이름을 붙이고, 브랜드 세계관을 조금씩 만들어가고 있어요.
어떻게 몽식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2017년에 사업자를 냈어요. 그 전에는 친구랑 같이 취미 삼아 반려동물 용품을 만들고, 프리마켓에도 나가곤 했어요. 코로나 이전이라 프리마켓이 많았고, 참여도 쉬웠던 시기였죠. 매장을 연 건 지금으로부터 만 3년 전쯤이에요. 지금은 4년 차에 접어들었고요.
매장에서 함께 지내는 고양이 춘장이도 인상적이에요.
맞아요. 춘장이는 지금 6살이고요, 매장 손님들이 오면 먼저 뛰어나가서 인사할 정도로 아주 사교적인 고양이에요. 마치 강아지처럼요. 지금은 저희 매장의 마스코트이자, 브랜드의 큰 역할을 해주는 친구죠. 포스터나 굿즈에도 자주 등장하고 있어요.
브랜드로 인식되기 시작한 특별한 계기가 있었을까요?
사실 2017년부터 만들긴 했지만, 초반엔 정말 많이 헤맸어요. 방향도 명확하지 않았고요. 전환점이 됐던 건 산책용품을 직접 만들기 시작하면서부터였어요. 저희의 대표 제품 중 하나가 스카프인데,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해서 판매하면서 점차 브랜드로 자리잡아갔어요. 특히 오프라인 매장을 열면서 브랜드로서의 존재감이 커졌던 것 같아요. 최근에 서울역 롯데 아울렛에서 팝업을 진행하기도 했고요. 그땐 저희에게 먼저 제안을 주셔서, ‘그래도 이제는 눈에 띄는 브랜드가 되어가고 있구나’ 하는 걸 실감했어요.
매장을 직접 인테리어하셨다고 하셨는데,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셨는지 궁금해요.
저희가 정말 소자본으로 매장을 시작했거든요. 그래서 철거부터 인테리어까지 전부 제가 직접 했어요. 그전에도 인테리어 회사를 다녔던 경험이 있어서 방법을 아니까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예전 매장은 일반 사무실로 쓰이던 곳이었는데, 샤워실도 있었고 가벽도 많았어요. 대부분 목조 구조라서 아버지랑 둘이 철거했고, 물도 새로 끌어오고 벽도 다시 짜고 공간 전체를 다 바꿨어요. 지금 생각하면 정말 힘들었는데, 그래도 그 경험이 있어서 가능했던 것 같아요.
행궁동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계신데, 이 동네를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사실 제가 수원 출신이에요. 수원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직장은 서울로 다니긴 했지만 더 이상 서울로 나가서 일하고 싶진 않았어요. 수원은 생활하기에도 좋고, 교통도 편하고, 필요한 건 다 있어서 정착하기에 좋은 도시라고 생각해요. 그중에서도 행궁동은 제가 생각하는 가장 매력적인 동네예요. 높은 건물이 없고, 성곽에 둘러싸인 분위기가 있어서 답답하지 않고 여유롭거든요. 저는 이 동네에서 제가 좋아하는 속도로, 천천히 브랜드를 만들어가고 싶어요.
그렇다면 행궁동에 대한 소개를 할 때 자주 쓰는 표현이나 수식어가 있다면요?
요즘은 ‘행궁동’이라는 이름 자체가 워낙 상징적이라서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다들 감을 잡는 것 같아요. 제가 주변에 소개할 때는 이렇게 말해요. 젊은 세대의 관심사가 모여 있는 곳이면서도, 굉장히 다양한 분위기를 가진 동네라고. 성곽에 둘러싸인 조용하고 고즈넉한 분위기 안에서 정말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에요. 동네가 크진 않지만, 다양한 사람과 가게, 콘텐츠가 어우러져 있는 곳이죠.
이곳에서 다른 로컬 브랜드들과의 협업도 많이 하고 계신다고 들었어요.
맞아요. 저희는 규모가 작은 자영업자다 보니 사회적인 프로젝트보다는 일상적인 협업을 많이 해요. 주변 친구들 중에 도자 브랜드 '엔다스'가 있어서 화분을 같이 만들기도 했고요. ‘에떼’라는 주얼리 브랜드와는 캐릭터를 활용해서 귀걸이를 만들기도 했어요. 또 ‘취미공작소’라는 석고공예 하시는 분과는 춘장이를 캐릭터화해서 석고 방향제를 만들었어요. 모두 수원 근처에 계신 분들이고, 서로 도움 주고받으면서 재미있게 작업하고 있어요.
반대로, 행궁동에서 느끼는 아쉬움이나 결핍 같은 것이 있다면요?
아주 큰 결핍은 아니고, ‘즐길거리’가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들어요. 행궁동에 오는 분들이 오래 머물 수 있게요. 지금도 새로운 콘텐츠들이 생기고 없어지고를 반복하고 있어서 아예 없는 건 아니에요. 계속 만들어지고 있고, 확장되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그 흐름에 저희도 작은 방식으로 참여하고 있는 거고요.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2024년 마무리는 어떻게 하고 싶으세요?
사실 요즘 매출도 많이 줄었고, 여러모로 속상한 시기가 계속되고 있어요. 마음 같아서는 지금까지 번 걸 12월 한 달에 다시 벌고 싶은 마음이죠. 하하. 그렇다고 매출에 너무 연연하지 않으려고 해요. 저희는 소소하게 운영하는 브랜드니까요. 오히려 연말에는 신제품도 조금씩 정리하고, 올해 해온 것들을 돌아보면서 내년을 준비하는 데 집중하려고 해요.
브랜드 운영과 관련해 2025년에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신가요?
올해도 신제품을 조금씩 만들어왔는데, 내년 역시 비슷한 기조로 운영할 것 같아요. 지금은 공격적인 확장보다는 내부를 다지는 시기가 필요한 때 같거든요. 그래서 브랜드의 세계관을 더 정리하고 구축하는 작업을 하려고 해요. 당장 그게 제품으로 나오진 않아도, 차곡차곡 쌓인 콘텐츠가 언젠가는 제품이 되고, 또 브랜드의 방향성을 만들어줄 거라고 생각해요. 제가 그리고 싶은 그림이나, 전하고 싶은 감정들이 브랜드에 더 잘 담길 수 있도록 스토리를 만드는 작업을 하고 싶어요. 그리고 그 과정이 즐거웠으면 해요. 너무 무겁지 않게, 차갑지 않게, 따뜻한 아메리카노 같은 그런 브랜드로요.
최종적으로는 어떤 브랜드로 성장하길 바라세요?
아주 크고 화려한 브랜드가 되지 않아도 괜찮아요. 작지만 단단한 브랜드가 되고 싶어요. 제가 고급화나 화려한 걸 잘 못해서요. 대신 저희 매장을 찾아주신 분들이 ‘사장님이 너무 친절해요’라는 후기를 자주 남겨주세요. 저도 제가 그런 성격인 줄 몰랐는데, 생각보다 손님들과 이야기 나누는 걸 좋아하더라고요. 친근하고 따뜻한 공간, 그런 브랜드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돈이 되진 않더라도, 제가 생각했던 아이디어가 누군가에게 웃음을 주거나 공감을 얻을 때요. 예를 들면 춘장이 스티커 뽑기처럼요. 매장에서 놀다 가는 손님들의 반응이나, 그걸 보고 진짜 좋아해 주시는 모습 보면 ‘아, 내가 이런 걸 하고 싶었지’ 하는 생각이 들어요. 물건을 사는 행위만 있는 게 아니라, 그걸 얻기까지의 과정도 함께 즐길 수 있게 만드는 것. 그게 저에게는 정말 큰 보람이고, 앞으로도 그런 걸 계속하고 싶어요.